좋은 사람이 되려다 감정을 삼킨다

화를 내면 안 된다고 배워온 사람들은 분노나 슬픔 같은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삼키는 습관을 갖는다. 겉으로는 차분해 보이지만, 속에서는 감정의 에너지가 계속 쌓인다. ‘괜찮다’고 말하며 넘기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불편하고, 몸은 이유 없는 피로를 느낀다. 이렇게 억눌린 감정은 스트레스로 변형되어 신체 증상이나 심리적 소진으로 나타나게 된다.

억제된 감정은 뇌에도 영향을 준다

감정을 억제하는 사람들의 뇌는 감정 처리 영역인 편도체와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전전두엽 사이의 연결이 불안정한 경향을 보인다.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 상태가 반복되면,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늘어나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이 발생한다. 이는 만성 피로, 근육 긴장, 두통, 소화 장애 등 스트레스성 신체 증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 또한 분노를 억제한 사람일수록 우울증과 불안장애의 위험도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감정 표현은 나를 위한 방어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이기적인 일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감정을 말로 풀어내는 행위는 자기 방어이며, 건강한 관계를 만드는 기초가 된다. 특히 분노는 외면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억눌릴수록 관계 속에 은근한 적대감으로 번지거나, 자기비난으로 전환되어 자신을 공격하게 된다. 감정은 다뤄야 할 문제이기보다, 이해하고 소통해야 할 신호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감정을 잘 다루는 사람이 스트레스에도 강하다

감정을 억제한다고 해서 더 성숙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조절하는 사람이 스트레스에도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화가 났다면, 그 감정을 말로 표현하고 정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감정은 내 안에서 썩는 게 아니라, 흘러야 정화된다. 억누른다고 사라지지 않는 감정을 어떻게 다룰지 아는 것이,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소화하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