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100여 군 표시…OCD 유전적 리스크 식별 가능성 커졌다”


강박장애(OCD)는 불안장애의 일종으로 특정 행동이나 사고가 반복적으로 나타나 일상에 큰 불편을 주는 정신질환이다. 그동안 발병 원인은 주로 뇌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나 후천적 스트레스 요인으로 설명돼 왔지만, 최근 국제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결과는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줬다.

연구진은 수십만 명에 달하는 환자와 대조군의 유전체 데이터를 정밀 분석했고, 그 과정에서 약 100여 개의 유전자 변이가 OCD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련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20여 년간 부분적으로만 추정되던 유전적 요인을 구체적으로 규명한 성과로, 향후 맞춤형 치료 전략에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도파민과 세로토닌 대사 경로에 관련된 유전자들이 공통적으로 드러났다는 점은 중요하다. 두 신경전달물질은 기분 조절과 충동 억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기존 항우울제나 항불안제 치료와도 밀접히 연관돼 있다. 즉 유전 연구 결과와 임상 현장에서 사용되는 약물 기전이 일치한다는 사실은 OCD의 생물학적 기반을 한층 더 확고히 뒷받침한다. 동시에 뇌 발달 과정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 변이도 발견돼, 질환 발현이 단순히 성인기 이후의 환경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아동기와 청소년기 뇌 발달 단계에서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단서도 제시됐다. 실제로 소아·청소년 환자 비율이 높은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연구 성과는 조기 진단과 예방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가족력이 없더라도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개인은 발병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조기 선별검사나 맞춤형 개입이 가능해질 수 있다.

다만 연구진은 유전자가 곧바로 질환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OCD는 여전히 환경적 스트레스, 생활 습관, 심리적 요인과 상호작용하는 복합적 질환이라는 점에서, 유전적 변이는 중요한 조각이지만 전체 그림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발견은 발병 원인의 단일 해답이라기보다 종합적 이해를 향한 진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맞춤형 치료제 개발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특정 유전자 변이가 뇌 신경 경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더 정밀하게 규명된다면, 지금보다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표적 치료가 가능해질 수 있다. 또한 조기 선별검사 도입이 현실화되면 환자가 증상이 심각해지기 전에 치료 개입을 받을 수 있어 사회적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OCD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 명에 이르며, 미국에서도 성인의 약 2%가 평생 한 번 이상 진단을 받는 것으로 보고된다. 유전적 단서가 구체적으로 밝혀진 이번 연구는 강박장애 이해와 관리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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