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걱정이 괴물이 되어 돌아온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침투적 사고’와 강박의 사슬


강박증은 단순히 손을 자주 씻거나 정돈에 집착하는 증상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 내면에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불쑥 떠오르는 불길하거나 혐오스러운 생각인 ‘침투적 사고’가 자리 잡고 있다.

누구나 살면서 순간적으로 이상한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강박 성향이 있는 사람들은 이 생각을 자신의 도덕성이나 미래의 재앙과 연결해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한다. ‘혹시 내가 실수로 불을 안 껐나?’ 혹은 ‘나쁜 일이 생기면 어쩌지?’와 같은 사소한 의구심이 머릿속을 장악하기 시작하면, 뇌의 안와전두피질이 과활성화되어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같은 생각을 무한 반복하게 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확인이나 세정 같은 강박 행동을 하게 되지만, 이는 일시적인 안도감을 줄 뿐 오히려 뇌의 강박 회로를 더 견고하게 만든다.

강박의 사슬을 끊기 위해서는 그 생각 자체를 없애려 하기보다 그 생각에 반응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심리학적 치료의 정석인 ‘노출 및 반응 방지(ERP)’는 불안을 유발하는 상황에 자신을 노출한 뒤, 그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강박 행동을 의도적으로 참아내는 훈련이다.

불안이 정점에 도달했을 때 강박 행동을 하지 않아도 아무런 재앙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뇌가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또한, 침투적 사고는 그저 뇌를 스쳐 지나가는 ‘정신적 소음’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인지적 재구조화’가 필요하다. 생각에 도덕적 가치를 부여하고 통제하려 들수록 생각은 더 강하게 달라붙는다.

구름이 흘러가듯 자신의 생각을 관찰자 입장에서 바라보고 대처하지 않는 연습이 필요하다. 뇌의 과도한 책임감을 내려놓고 불확실성을 견뎌내는 힘을 기를 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강박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강박증은 의지 부족이 아니라 뇌의 경보 시스템이 고장 난 상태임을 이해하고 전문가의 도움과 인지 훈련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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