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환자들의 가장 큰 비극은 잠을 자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할수록 잠이 더 멀어진다는 점이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정신생리적 불면증’이라 부르는데, 이는 침대라는 공간과 각성 상태가 뇌에서 조건반사적으로 결합되어 발생하는 현상이다. 뇌가 침대를 휴식의 공간이 아닌 ‘잠과 사투를 벌이는 전쟁터’로 인식하게 되면, 침대에 눕는 행위 자체가 교감신경을 자극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시킨다.
낮에는 피곤해서 졸다가도 막상 불을 끄고 누우면 정신이 맑아지는 것은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잘못된 학습 때문이다. 잠을 자야 한다는 강박이 뇌를 각성 상태로 유도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안감이 다시 불면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굴레를 끊기 위해서는 ‘자극 조절 요법’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권장된다. 핵심은 침대에서 수면 외의 활동을 일절 하지 않는 것이다. 책을 보거나 스마트폰을 하는 행위는 뇌에 침대가 각성 공간이라는 신호를 강화한다. 또한, 침대에 누운 뒤 20분 내에 잠이 오지 않는다면 즉시 거실로 나와 지루한 활동을 하다가 정말 졸음이 쏟아질 때만 다시 침대로 돌아가야 한다.
이는 뇌에 ‘침대는 오직 잠을 자는 곳’이라는 인식을 재학습시키는 과정이다. 시계를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행위 역시 뇌의 수면 압박을 높여 각성을 유도하므로 피해야 한다.
잠은 노력해서 얻는 성취가 아니라 긴장이 풀렸을 때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억지로 잠을 청하기보다 ‘깨어 있어도 상관없다’는 역설적인 의도가 오히려 뇌의 긴장을 완화하여 수면으로 가는 문을 열어줄 수 있다. 수면 환경을 통제하려 하기보다 침대와 수면에 대한 당신의 인지적 태도를 재설정하는 것이 만성 불면증 탈출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