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이 “피곤한데 왜 잠이 안 올까?”라고 묻는다. 하지만 문제는 피로가 아니라 잠에 드는 환경과 습관에 있을 수 있다. 수면 전문가들은 불면을 해결하려면 먼저 ‘수면을 방해하는 행동’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반복적으로 잠들기 힘든 경우라면, 자신도 모르게 불면을 키우는 행동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첫째, 잠들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이다. 블루라이트는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수면 유도 호르몬의 리듬을 무너뜨린다. 둘째, 카페인 섭취 시간이다. 오후 늦게 마신 커피 한 잔이 밤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셋째는 불규칙한 수면 시간이다. 주말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패턴은 수면 리듬을 망가뜨린다. 넷째, 잠자리를 고민의 장소로 사용하는 습관이다. 침대에서 업무를 하거나 고민을 많이 하면, 뇌는 그곳을 긴장의 공간으로 인식하게 된다.
다섯째, 과도한 낮잠이다. 특히 오후 늦은 시간에 30분 이상 자는 습관은 밤잠을 방해한다. 여섯째, 잠을 억지로 자려는 노력이다. “지금 자야 해”라는 압박은 오히려 뇌의 각성 상태를 높이고, 불면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이 모든 습관은 하나하나 보면 사소하지만, 함께 작동하면 뇌는 ‘이제 잘 시간이다’라는 신호를 놓치게 된다.
잠을 잘 자기 위해 필요한 건 ‘수면 루틴’이다.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는 규칙은 뇌가 자연스럽게 수면 모드로 전환되도록 돕는다. 또, 잠들기 30분 전부터 조명을 줄이고 자극적인 활동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뇌는 ‘이제 쉬어도 된다’는 신호를 받는다. 이는 수면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뇌의 수면 회로를 회복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불면증은 단순히 잠이 안 오는 문제가 아니라, 뇌가 혼란을 느끼는 상태다. 이 혼란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생활 습관을 조율하는 것이다. 잠을 유도하는 건 약이 아니라 리듬이며, 리듬은 루틴에서 만들어진다. 매일 반복되는 작고 안정된 패턴이 쌓이면, 불면의 악순환은 서서히 풀려나간다. 잠은 노력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 준비된 몸과 마음에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