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번아웃 증후군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번아웃은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정서적 탈진, 동기 저하, 업무 효율 저하로 이어지는 심각한 문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와 하이브리드 근무가 확산되면서, 근무 환경의 변화가 직장인의 정신 건강에 새로운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번아웃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항상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압박을 지목한다.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업무와 사생활의 경계가 흐려졌고, 이메일과 메신저 알림에 즉각적으로 반응해야 한다는 문화가 자리잡았다. 이는 업무 시간이 끝난 뒤에도 긴장을 풀지 못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회복할 기회를 빼앗는다.

또 다른 요인은 인력 감축과 업무 과중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비용 절감에 나서고, 그 결과 남은 직원들이 더 많은 업무를 떠맡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업무량은 늘고, 성과 압박은 강화되며, 탈진을 호소하는 직장인이 늘어났다. 특히 관리자 직군에서는 상위 경영진과 팀원 사이에서 이중의 압박을 받으며 번아웃 위험이 더 높다는 보고도 있다.

번아웃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조직 전체 성과에도 악영향을 준다. 업무 집중력이 떨어지고 결근이나 이직 의향이 높아지면서 기업의 생산성도 함께 낮아진다. 실제로 미국심리학회(APA)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3명 중 1명 이상이 최근 1년간 번아웃 증상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증가한 수치다.

해결책으로는 조직 차원의 변화가 필요하다. 기업이 명확한 근무 시간 기준을 세우고, 불필요한 회의와 메시지를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정신 건강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해 상담과 휴식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개인 차원에서는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운동, 취미 활동을 통해 회복력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번아웃은 단순한 ‘피곤함’이 아니다.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모두 해칠 수 있는 위험 요인이다.

원격근무 시대에 더욱 가속화되는 이 문제를 방치할 경우, 직장인 개인은 물론 기업과 사회 전체가 감당해야 할 비용은 훨씬 커질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일과 삶의 균형을 회복하고, 직장 문화 전반을 건강하게 바꾸려는 적극적인 노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