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볼 때마다 얼굴이 예전보다 커진 것 같고, 다이어트를 해도 유독 뱃살만 빠지지 않는다면 단순한 살 찜이 아닐 수 있다. 이는 몸이 보내는 ‘스트레스 중독’ 신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 미국 틱톡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코르티솔 페이스(Cortisol Face)’가 바로 그 증거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의 부신에서는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적당한 코르티솔은 에너지를 내게 하지만,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과다 분비될 경우 우리 몸은 이를 생존 위협으로 인식하여 지방을 축적하려는 성질을 갖게 된다.
특히 코르티솔 수용체가 다량 분포한 복부와 얼굴 쪽에 집중적으로 지방을 쌓아두게 되며, 이 과정에서 수분을 잡아두는 성질 때문에 얼굴이 퉁퉁 붓는 부종 현상이 나타난다. 이를 방치하면 얼굴 라인이 무너지고 턱 선이 사라지며, 흔히 말하는 ‘달덩이 얼굴(Moon Face)’로 변하게 된다.
문제는 단순히 외형적인 변화에서 그치지 않는다. 과도한 코르티솔은 피부를 지탱하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을 파괴한다. 아무리 비싼 안티에이징 화장품을 바르고 피부과 시술을 받아도, 근본적인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잡지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다.
전문가들은 이를 ‘가속 노화(Accelerated Aging)’라고 부른다. 실제 나이보다 생물학적 나이가 훨씬 빠르게 늙어가는 현상이다. 스트레스는 혈관을 수축시켜 피부로 가는 영양분 공급을 차단하고,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세포를 산화시킨다. 결과적으로 피부 톤이 칙칙해지고 탄력이 급격히 저하된다. 또한 코르티솔은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 호르몬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당분에 대한 욕구를 자극해 ‘단짠’ 음식만 찾게 만든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매운 음식이나 단 디저트가 당기는 것은 의지력 부족이 아니라 호르몬의 농간이다.
이러한 ‘호르몬 비만’과 ‘스트레스성 노화’를 막기 위해서는 운동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 스트레스를 뺀답시고 고강도의 크로스핏이나 격한 달리기를 하는 것은 오히려 코르티솔 수치를 높여 독이 될 수 있다. 몸이 이미 비상사태인 상황에서 육체적 고통을 더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요가나 필라테스, 가벼운 산책처럼 호흡에 집중하며 부교감 신경을 자극하는 저강도 운동을 권장한다. 또한 아침에 일어나서 카페인을 섭취하는 습관은 코르티솔 분비가 가장 왕성한 시간대에 기름을 붓는 격이므로 피해야 한다.
영양학적으로는 마그네슘과 테아닌 같은 이완 작용을 돕는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뱃살이 안 빠지고 얼굴이 붓는 것을 나이 탓으로만 돌리지 마라. 지금 당신의 몸은 스트레스라는 독소에 절여져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이다. 내 몸의 호르몬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강력한 동안 비결이자 다이어트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