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만하고 집중이 잘 안 되는데, 동시에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려는 강한 집착이 있다면, 스스로도 혼란스러울 수 있다.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와 OCD(강박장애)는 전혀 다른 질환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비슷한 증상을 보여 헷갈리게 만든다. 특히 집중력 저하, 충동적 사고, 반복 행동 등이 두 질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ADHD는 주의력 조절 기능을 담당하는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의 활동 저하와 관련이 있다. 반면 강박장애는 불안 신호를 처리하는 기저핵(basal ganglia)과 전두엽 사이의 연결 회로 이상으로 인해 반복적 사고와 행동이 나타난다. 즉, ADHD는 정보에 대한 필터링 기능이 약해 ‘주의가 산만’해지는 반면, OCD는 특정 정보에 과도하게 집중해 ‘주의가 고착’되는 특징이 있다.
ADHD 환자는 계획 없이 움직이고, 종종 일을 중간에 포기하거나 마무리하지 못한다. 반면 강박 환자는 계획을 과도하게 세우고, 실수나 불완전함에 대한 두려움으로 실행을 미루거나 반복 확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두 질환이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도 많아, 한 사람 안에 산만함과 완벽주의가 공존하기도 한다. 실제로 최근 연구에 따르면 ADHD 환자의 일부가 강박 성향을 보이며, 그 반대도 관찰된다고 보고된다.
ADHD와 OCD는 명확히 다른 진단이지만, 증상만 보면 혼란스러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자신의 뇌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단순히 성격 탓으로 넘기기보다, 내 안의 혼란을 이해하려는 시도는 회복의 첫걸음이다. 내 삶의 리듬을 찾기 위해서는, 그 혼란의 정체부터 정확히 아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