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흔히 겪는 불면증이 단순히 생활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외로움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리건주립대학교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들의 수면 문제는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나 학업 부담보다도 외로움의 정도와 더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대학 생활에서 사회적 연결과 정서적 지지가 수면의 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는 약 1,000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의 수면 시간과 질, 그리고 주관적 외로움 지수를 측정하고 다양한 요인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학생일수록 수면 시간이 짧고, 잠들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리며, 밤중에 자주 깨는 경향이 나타났다. 반면 화면 사용 시간과 불면증의 상관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기존에 널리 퍼져 있던 ‘스마트폰이 불면증의 주요 원인’이라는 통념을 재검토하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외로움이 신체의 스트레스 반응을 높여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고립감을 느끼면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고, 이는 긴장 상태를 유발해 숙면을 방해한다. 또한 외로움은 우울증이나 불안 증상과도 연결되어, 수면 장애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
대학은 이 같은 결과를 학생 지원 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히 수면 위생 교육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불면증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사회적 교류를 촉진하는 프로그램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대학은 신입생을 대상으로 그룹 활동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강화하며, 캠퍼스 커뮤니티 내 유대감을 높이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수면 문제뿐 아니라 전반적인 정신 건강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불면증의 원인을 개인의 생활 습관에만 돌리던 시각에서 벗어나, 사회적·정서적 요인의 중요성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학생들의 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술 사용 제한이나 시간 관리보다, 외로움 해소와 공동체 의식 강화가 더 효과적인 해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대학 생활에서 수면은 학업 성취와 건강의 기초가 된다. 이번 연구는 불면증을 단순한 개인 문제로 보기보다, 공동체 차원의 지원과 연결성을 통해 풀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며, 대학이 학생들의 전인적 복지를 고민해야 할 필요성을 다시금 부각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