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실은 왜 있고, 다 있는 건 아닐까?
미국 주택에는 종종 넓은 지하실이 포함되어 있다. 세탁실, 창고, 놀이방, 심지어 별도 거주 공간으로도 쓰이는 이 공간은 한국과는 다른 주택 문화의 일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지역마다 지하실의 존재 여부와 용도가 다르며, 특히 워싱턴주 같은 북서부 지역에서는 또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
지하실의 주된 이유는 ‘기초 공사 방식’
미국 주택은 대부분 목조 구조로 되어 있고, 튼튼한 기초를 위해 일정 깊이 이상으로 땅을 파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지하 공간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 비용 효율적인 선택이 되는 경우가 많다. 땅을 파서 기초를 만드는 김에, 공간을 더 확보해 거주나 저장용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기후도 중요한 요인이다
미국 북부, 동북부 지역처럼 겨울이 긴 곳에서는 지하에 수도관을 묻어 동파를 방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지역은 자연스럽게 지하 공간을 주택 구조에 포함시킨다. 반면 남부 지역은 땅이 단단하거나 수위가 높아 지하실이 없는 경우가 많다. 플로리다, 텍사스 같은 지역은 지하실이 드물다.
그렇다면 워싱턴주는?
워싱턴주는 연중 강수량이 많고 지하수 수위가 비교적 높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특히 시애틀을 포함한 퓨젯사운드 지역은 흙이 점토질이 많아 배수가 원활하지 않다. 이 때문에 지하실이 없는 주택도 많고, 있더라도 ‘Daylight Basement처럼 한쪽 벽에 창문과 출입문이 있는 형태가 흔하다. 완전히 지하로 들어가는 구조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지하실의 용도는 다양하다
지하실은 전통적으로 난방기기, 온수탱크, 세탁기 등을 설치하는 공간으로 사용되었지만, 최근에는 영화 감상실, 헬스룸, 게스트룸 또는 렌트용 유닛으로 리모델링하는 경우도 많다. 워싱턴주에서도 ‘Mother-in-law unit’으로 등록해 렌트 수익을 올리는 집들이 있다.
미국 주택에 지하실이 존재하는 이유는 기초 공사와 기후 조건이 핵심이다. 워싱턴주처럼 비가 자주 오고 배수가 중요한 지역은 지하실이 있지만 설계에 제한이 많고, 완전히 잠긴 형태보다는 부분 노출형이 일반적이다. 지역 특성을 이해하면 지하 공간 활용에 대한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