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S(Multiple Listing Service)는 미국 부동산 시장의 핵심 시스템으로, 모든 중개인이 동일한 매물을 공유하도록 해왔다. 이 구조 덕분에 구매자는 시장 전체의 매물을 확인할 수 있었고, 판매자는 더 넓은 잠재 고객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중개업체가 매물을 공개하지 않고 제한적으로만 공유하는 사례가 늘면서 MLS의 신뢰성과 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물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시장 밖으로 숨겨지고 있는 셈이다.
중개업체들이 매물을 MLS에 올리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독점 고객 확보를 위해 자사 플랫폼에서만 매물을 공개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일부 판매자는 공개 경쟁을 피하고 제한된 구매자에게만 집을 보여주기를 원한다. 최근 온라인 플랫폼이 발달하면서 개별 중개사나 회사가 자체 네트워크를 운영할 수 있게 된 것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시장 전체의 접근성을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의 선택지를 제한하는 결과를 낳는다.
MLS가 약화될 경우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구매자가 전체 매물을 확인하기 어려워지고, 특정 주택이 의도적으로 숨겨지면 가격 형성 과정이 왜곡될 위험도 있다. 또한 MLS는 부동산 시장의 중요한 데이터 기반으로 활용돼왔는데, 이 기반이 약해지면 정책 수립이나 연구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이러한 흐름이 시장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대형 플랫폼에 종속된 불균형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을 지탱해온 MLS는 지금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최근 늘어나는 숨겨진 매물은 단순한 중개 전략이 아니라 시장 전체의 신뢰와 공정성에 직결되는 문제다. 제도적 장치 없이 이 흐름이 확산된다면 시장은 점점 더 불투명해지고, 신뢰를 잃을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