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 시장은 역사상 유례없는 ‘잠금 효과(Lock-in Effect)’ 속에 깊이 얼어붙어 있으며, 이는 주택을 소유한 자와 소유하지 못한 자 사이의 부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구조적 자산의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미국인 중 약 70퍼센트 이상이 5퍼센트 미만의 초저금리 모기지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팬데믹 기간 중 금리가 3퍼센트대 초반까지 떨어졌을 때 대출을 받았거나 재융자를 실행했던 주택 소유자들은 그야말로 ‘황금 수갑(Golden Handcuffs)’을 찬 상태이다.
이들은 매달 수백 달러에 달하는 이자 비용을 절감하며 자산 증식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이들의 강력한 현상 유지 의지가 결국 신규 주택 구매자들의 자산 형성 기회를 앗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잠금 효과는 주택 매물을 시장에서 말려버리는 결정적인 원인이 된다. 현재 3~5퍼센트대의 저금리 모기지를 포기하고, 2025년 기준 6에서 7퍼센트대에 머무는 고금리 모기지를 새로 받아 이사할 사람은 거의 없다. 이사를 하면 매달 모기지 납입액이 수백에서 수천 달러까지 폭증하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 잠금 효과로 인해 시장에 나와야 할 수백만 채의 주택 거래가 멈췄고, 기존 주택 판매량은 수십 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시장의 유동성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
공급이 고갈되면서 매수자들은 선택의 폭이 좁아졌고, 이는 가격 하락 없이 경쟁만 심화시키는 기현상을 낳았다. 모기지 금리가 높아지면 주택 가격이 하락해야 하는 것이 경제 상식이다. 그러나 잠금 효과로 인해 주택 재고가 늘지 않으면서 가격은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거나 높은 수준에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인구 유입이 활발한 일부 지역에서는 매물 부족이 심각해지며 여전히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고, 이는 첫 주택 구매자나 이사를 원하는 일반 주택 소유자들의 자산 이동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 노동 시장의 유연성까지 저해하는 광범위한 경제적 문제를 야기한다. 주택에 묶여 사는 사람들은 더 좋은 연봉을 주는 일자리가 다른 도시에 생겨도 이사를 망설이게 된다. 이는 개인의 커리어 발전 기회를 막을 뿐만 아니라, 성장 산업 지역에 필요한 노동력이 공급되지 않는 거시적 비효율성 자산을 초래한다.
결론적으로 잠금 효과라는 구조적 문제는 단기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금리가 최소 5퍼센트대 아래로 떨어져야 집주인들이 움직일 유인이 생길 것이지만 전문가들은 2025년 내내 이러한 급격한 금리 하락은 없을 것이라 전망한다.
내 집 마련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은 금리 하락을 무작정 기다리기보다는, 잠금 효과의 영향을 덜 받는 신축 주택 시장이나 상대적으로 매물 회전율이 높은 지역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자산 형성의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