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집 안 짓는 건설업계의 속사정, 미국 주택 가격을 끝까지 붙잡는 공급 부족의 현실


미국 주택 시장이 고금리 속에서도 가격 하락 없이 횡보하거나 일부 지역에서만 약한 조정을 보이는 근본적인 원인은 만성적인 주택 재고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있다.

현재의 주택 공급 부족은 단기적 현상이 아니라,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10년 이상 지속된 구조적 결함으로 분석된다. 신규 건설이 가구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만성적인 건설 부진이 누적된 결과다. 최근 주택 재고 부족이 심화된 결정적인 계기는 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었다.

지난 몇 년간 3%대의 낮은 모기지 금리를 확보했던 기존 주택 소유자들이 현재 6%대 이상의 높은 금리로 대출을 갈아타는 것을 꺼리며 주택을 시장에 내놓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주택 거래량은 3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기존 주택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으면서 전체 주택 재고가 심각한 수준으로 위축되었다.

이러한 매물 잠김 현상은 신규 주택 건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미국 주택 착공 건수가 월간 기준으로 급감하며 5개월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건설 경기가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택 재고 과잉이 나타나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도, 높은 건축 비용과 복잡한 규제가 신규 주택 공급업체들의 건축 의욕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규 주택 건설이 위축되는 치명적인 이유에는 통제 불가능한 비용 상승이 있다. 첫째, 소프트 코스트(Soft Cost)와 행정 규제이다. 캘리포니아와 같은 주에서는 아파트 한 유닛을 짓는 데 드는 금융, 설계, 정부 수수료 등 소프트 코스트가 텍사스 등 다른 주에 비해 무려 3.8배나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하고 복잡한 행정 절차가 주택 건설의 경제적 실행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떨어뜨린다. 둘째, 건축 자재비와 인건비의 폭등이다. 팬데믹 이후 자재비 인플레이션이 지속되었고, 숙련된 건설 노동자 부족은 임금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일부 대도시에서는 주택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건설 노동자의 최소 임금을 시간당 40달러 이상으로 높이는 정책까지 검토하고 있는데, 이는 오히려 건설 비용을 더욱 증가시켜 주택 공급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처럼 건설 비용 자체가 너무 높아지면서, 건설업계는 합리적인 가격의 주택을 짓는 것이 불가능해지고 있다고 호소한다. 애틀랜타 같은 지역에서는 10년 전 30만 달러로 지을 수 있던 집이 지금은 50만 달러 아래로는 건축 자체가 어렵다는 보고도 있다.

건설업계는 향후 5년에서 7년간 주택 재고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주택 가격 문제를 해결하고 실질적인 구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토지 사용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신규 주택 건설 공급을 적극적으로 늘리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의 시장 상황은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관망세를 유지하는 정체 국면이지만, 근본적인 공급 부족 문제 해결 없이는 시장이 안정화되기 어렵고, 주택 가격은 계속해서 하방 경직성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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