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시장이 여름 문턱에서 다시 숨을 고르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가 내놓은 6월 기존주택 거래는 계절조정 연율 409만 건으로 한 달 전보다 2.4% 줄어든 반면, 1년 전과 비교하면 2.8% 늘어 방향이 엇갈렸다. 한 달 사이로는 주춤했지만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나아진, 이른바 옆걸음질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거래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배경으로는 6%대 중반에서 내려오지 않는 모기지 금리가 첫손에 꼽힌다. 30년 고정 금리가 6.5% 안팎에 머무는 동안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을 계산해 본 매수자들이 계약서 앞에서 발길을 멈추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여기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조적 요인도 얽혀 있다. 몇 해 전 3~4%대 저금리로 집을 산 소유주들이 지금 집을 팔면 새로 더 높은 금리의 대출을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다 보니, 이사를 미루고 눌러앉는 쪽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팔려는 사람이 줄면 시장에 나오는 매물도 함께 마르고, 그 탓에 거래가 위축되는 와중에도 가격은 쉽게 꺾이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실제로 정작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가격이다. 6월 전국 중간 거래가격은 44만600달러로 1년 전보다 1.8% 올라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새로 썼다. 거래가 줄었는데도 가격이 오른 것은 팔려고 내놓은 집이 여전히 부족한 탓이 크다. 6월 말 기준 시장에 나온 매물은 156만 채로 한 달 전보다 0.6% 줄었지만 1년 전보다는 1.3% 많아, 길게 보면 매물이 늘어나는 흐름 자체는 이어지고 있다.
시장의 수급 상태를 보여주는 재고 소진 기간은 4.6개월로, 통상 6개월을 균형점으로 보는 기준에 비춰보면 여전히 매도자에게 유리한 국면이라는 뜻이다. 집을 사려는 사람은 많지 않은데 내놓는 사람도 넉넉지 않으니 가격이 버티는 구조인 셈이다. 이런 환경에서 가장 힘든 쪽은 처음 집을 사려는 사람들로, 6월 생애 첫 주택 구입자의 비중은 33%에 그쳐 시장이 활발하던 시기의 40%대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여름은 원래 이사 수요가 몰려 거래가 활발해지는 성수기로 꼽히지만, 올해는 그 계절적 힘마저 높은 금리에 눌려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집값과 금리가 동시에 높은 자리에 머물면서 실제로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의 범위가 좁아지고, 그 결과 매수를 저울질하는 줄은 길어지는데 계약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낮아지는 현상이 이어진다. 그런 만큼 시장의 방향을 미리 읽으려면 이미 성사된 거래보다 앞으로의 흐름을 보여주는 계약 대기 물량이나 대출 신청 건수 같은 선행 지표를 함께 살피는 편이 낫다. 여기에 신규 주택 공급이 조금씩 늘며 기존주택 시장의 부족분을 일부 메워 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데, 남부와 서부처럼 새 집을 짓기 수월한 지역과 공급이 빡빡한 대도시권은 사정이 사뭇 달라 전국 평균 하나로 내 지역 시장을 재단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결국 금리가 방향을 쥐고 있다고 본다. 로런스 윤 협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매수자들이 금리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금리가 조금만 내려도 대기하던 수요가 시장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집값은 사상 최고 수준에 올라섰지만 거래가 따라오지 못하는 지금의 엇박자는, 금리라는 한 가지 변수에 시장 전체가 묶여 있음을 보여준다. 당분간은 금리가 6%대에 머무는 한 거래가 늘기보다 지금처럼 완만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매수든 매도든 서두르기보다 금리와 재고의 방향을 함께 지켜보려는 신중함이 필요한 때다.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전문가 확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