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집은 왜 벽을 두드리면 ‘통통’ 울릴까?
한국에서 철근콘크리트 구조가 일반적인 것과 달리, 미국의 대부분 주택은 나무로 지어진다. 외관만 보면 견고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목재로 된 골조 위에 외장재를 덧댄 구조가 일반적이다. 미국 주택이 목조 구조를 고수하는 이유는 단순한 전통이 아닌 경제적, 환경적, 문화적 배경에 기반한다.

왜 나무로 짓는가? – 빠르고 저렴하다
미국은 국토 면적이 넓고 목재 자원이 풍부하다. 침엽수림에서 생산되는 SPF(Spruce, Pine, Fir) 계열의 구조용 목재는 가볍고 가공이 쉬워, 대량 생산과 운송에 유리하다. 또한 건식 공법이 가능해 날씨 영향을 덜 받고 공사 기간도 짧다. 이는 인건비가 비싼 미국 건설 시장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지진보다는 허리케인과 화재 대응
한국처럼 지진 위험이 높은 나라에서는 콘크리트 구조가 더 적합할 수 있지만, 미국 중서부와 남부는 허리케인이나 토네이도 같은 강풍 피해가 더 빈번하다. 목조주택은 큰 바람에 파손될 수 있지만, 재건이 빠르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다. 반면 산불 위험 지역에서는 화재 대응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리모델링과 유지보수가 쉬운 구조
목조 구조는 내부 벽체가 비구조용인 경우가 많아 리모델링이나 증축이 비교적 쉽다. 배관이나 전기선 교체도 구조물을 크게 해체하지 않고 가능해, 주택을 오래 사용하는 문화와 잘 맞는다. 반면 방음과 단열은 콘크리트에 비해 취약하다는 단점도 있다.

문화적 배경도 중요한 요인
미국은 ‘소유보다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문화가 강하다. 주택의 수명보다, 공간의 활용성과 경제성이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실제로 미국의 평균 단독주택 거주 기간은 약 8~13년 정도로, 한 집에 수십 년을 거주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드물다. 따라서 재건축이 용이한 구조가 선호된다.

미국 주택이 나무로 지어지는 이유는 단순한 전통이 아니라, 자원 접근성, 공사 효율성, 주거 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장단점을 이해하면 미국 집 구조를 더욱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집을 구매하거나 리모델링할 때도 구조적 특성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