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여행이라니, 말만 들어도 불안하다는 사람이 많다. 고양이는 강아지와 달리 낯선 환경에 민감하고, 이동 자체를 스트레스로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필요한 이동이나 이사를 해야 할 경우, 몇 가지 원칙을 지키면 고양이도 비교적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다.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은 ‘이동장 적응 훈련’이다. 많은 고양이들이 이동장만 보면 도망가는 이유는, 병원에 가는 불쾌한 기억이 각인돼 있기 때문이다. 평소 집 안에 이동장을 열어두고, 간식이나 장난감을 넣어두어 고양이가 자발적으로 드나들도록 유도하면, 이동장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다. 이 과정은 최소 1~2주 정도 여유를 두고 진행하는 것이 좋다.
이동 당일에는 이동장 안에 익숙한 담요나 보호자의 체취가 배인 옷 조각을 넣어 안정감을 줄 수 있다. 특히 고양이는 소리에 민감하므로, 갑작스러운 소음이나 진동은 스트레스를 크게 유발한다. 따라서 자동차 이동 시에는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이나 급정거를 피하고, 조용한 음악을 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장거리 여행이라면 미리 수의사와 상담해 진정제나 멀미약을 준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약물은 체질에 따라 다르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의 처방을 따라야 한다. 또한 고양이는 여행 중에도 평소처럼 식사나 배변을 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무리하게 먹이거나 물을 강요하지 말고, 도착 후 안정된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착한 후에도 고양이가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낯선 숙소나 새 집이라면, 처음에는 욕실처럼 작은 공간에 이동장을 두고 서서히 적응시켜야 한다.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낯선 공간을 경계하므로, 시간을 들여 천천히 탐색하게 두는 것이 중요하다.
고양이와의 여행은 쉽지 않지만, 준비만 잘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보호자의 세심한 배려가 고양이에게 가장 든든한 안전지대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