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입을 크게 벌리고 하품하는 모습을 보면 “졸린가 보다”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강아지의 하품은 단순히 피곤하다는 신호에 그치지 않는다. 하품은 강아지의 감정 상태를 알려주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기도 하다. 졸림 외에도 긴장, 불안, 심지어 공감의 표시일 수 있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강아지가 훈련 중이거나 낯선 환경에서 하품을 하는 경우는 꽤 많다. 이는 자신을 진정시키려는 일종의 ‘자가진정(Self-soothing)’ 행동이다. 낯선 사람 앞에서 하품하거나 병원 대기실에서 하품하는 행동은 스트레스나 긴장감을 낮추려는 반응일 수 있다. 보호자와 눈을 마주친 상황에서도 하품을 한다면, 이는 불편함의 표시일 가능성이 높다.
하품은 전염된다는 말,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강아지도 보호자가 하품할 때 따라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2008년 영국의 연구에 따르면, 강아지는 친밀한 사람의 하품을 더 잘 따라 한다. 이를 통해 강아지도 일정 수준의 ‘사회적 공감 능력’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훈련 중에 하품을 한다고 해서 지시를 거부하거나 지루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그 상황이 낯설거나 부담스럽다는 뜻일 수 있다. 이런 경우 강아지에게 잠시 휴식을 주고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다시 훈련을 이어가는 것이 좋다. 하품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면 보호자와의 신뢰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품이 자주 반복되거나, 다른 이상 행동과 함께 나타난다면 건강 문제나 불안 장애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반대로 평소와 다르게 하품을 전혀 하지 않는 강아지도 스트레스 표현이 어려운 상태일 수 있다. 강아지의 일상적인 행동을 관찰하고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아지의 하품은 피곤함을 넘어 감정 표현의 일부로 볼 수 있다. 보호자는 그 순간의 상황을 함께 고려하며 하품의 의미를 해석해야 한다. 강아지의 언어를 이해하면, 반려 생활은 훨씬 더 깊고 풍부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