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따뜻해지는 봄이 오면 창밖을 바라보는 고양이의 시간이 길어진다. 새소리, 나뭇잎 움직임, 지나가는 사람과 동물들까지 고양이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하지만 이 평화로운 풍경 뒤에는 뜻밖의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창문을 열어두는 날이 많아지는 봄철에는 고양이가 방충망을 밀거나 창문 틈 사이로 빠져나가 추락하는 사고가 잦다. 보호자의 사소한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계절이다.
실제로 동물병원에서는 봄철과 여름 초입에 고양이 추락 사고로 인한 내원 빈도가 증가한다고 보고한다. 이를 ‘고양이 고층 추락증후군(Feline High-Rise Syndrome)’이라고 부르며, 대부분 2층 이상의 아파트나 주택에서 발생한다. 고양이는 뛰어난 균형 감각을 지녔지만, 예기치 못한 소리나 움직임에 깜짝 놀라 중심을 잃고 떨어질 수 있다. 특히 방충망에만 의지한 창문은 매우 위험하다. 방충망은 고양이의 몸무게를 견디지 못해 쉽게 파손되거나 밀려날 수 있기 때문이다.
봄철을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창문 안전 점검이 필수다. 첫째, 방충망이 튼튼하게 고정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고양이가 밀 수 없도록 추가 고정 장치를 설치하자. 둘째, 창문이 열린 상태에서도 고양이가 통과할 수 없도록 캣가드나 보호망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셋째, 창가 근처에 가구를 두지 않으면 고양이가 창틀에 쉽게 올라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창가를 좋아하는 고양이를 위해 안전한 실내 전망대를 만들어주면 스트레스를 줄이고 외부 호기심도 충족시킬 수 있다.
고양이에게 봄은 자극적인 계절이다. 따뜻한 바람과 창밖 풍경은 고양이에게 매력적이지만, 그만큼 위험도 함께 따른다. 창밖을 바라보는 고양이의 뒷모습이 사랑스럽다면, 그 자리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것도 보호자의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