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묘의 실내 생활이 보편화되면서 제한된 공간 내에서의 환경 풍부화가 고양이의 신체 및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26년 세계 고양이 수의사회에서 발표한 실내묘 복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고양이에게 수직 공간은 단순한 놀이 시설을 넘어 생존과 직결된 심리적 요새 역할을 수행한다. 고양이는 진화론적으로 포식자인 동시에 피식자의 지위를 동시에 가졌기에 높은 곳에서 환경을 조망하며 위협 요소를 사전에 파악하려는 본능이 강하게 남아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수직 공간이 충분히 확보된 환경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약 40퍼센트 이상 낮게 측정되었으며 이는 면역 체계 강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다.
벽면형 캣워크와 같은 수직 동선 시스템은 고양이의 영역 본능을 평면이 아닌 입체적으로 확장하여 실내 점유 면적을 비약적으로 넓혀준다. 특히 다묘 가정에서 수직 공간의 부재는 고양이 간의 시각적 차단을 어렵게 만들어 지속적인 긴장 상태를 유발하고 결국 특발성 방광염이나 소화기 장애 같은 스트레스성 질환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하다. 벽면을 활용한 고공 동선은 고양이가 지면의 간섭 없이 이동할 수 있는 퇴로를 제공함으로써 개체 간의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고 심리적 해방감을 선사한다.
행동학 전문가들은 캣워크 설치 시 고양이의 도약 능력과 노령화에 따른 관절 상태를 고려해 계단식 배치를 권장하며 수평으로 길게 뻗은 구간을 확보해 고양이가 충분히 스트레칭하며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할 것을 조언한다.
창가에 설치하는 윈도우 퍼치는 고양이에게 외부 환경과의 시각적 교류를 제공하는 중요한 환경 풍부화 도구다. 실내에만 갇혀 지내는 고양이에게 창밖의 움직이는 물체나 새를 관찰하는 행위는 뇌를 자극하여 인지 기능 저하를 막고 지루함에서 오는 파괴적 행동을 예방한다.
2025년에 진행된 한 대학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매일 일정 시간 이상 창밖을 조망할 수 있는 퍼치를 이용하는 고양이는 우울감 지표가 낮고 야간 우다다와 같은 과잉 행동 빈도가 현저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창가를 통한 자연광 노출은 고양이의 수면 주기 조절과 피부 건강에 필요한 비타민 합성을 돕는 생리적 이점도 가지고 있다.
효과적인 수직 공간 구축을 위해서는 고양이의 동선이 단절되지 않는 순환 구조의 설계가 핵심이다. 특정 지점에서 이동이 막히면 고양이는 오히려 고립감을 느끼거나 다른 고양이와의 갈등 상황에서 막다른 길에 몰리는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수직 구조물은 올라가는 길과 내려오는 길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연결되도록 설계하여 고양이가 스스로 안전한 경로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소재 면에서도 미끄럼 방지 처리가 된 목재나 카펫 타일을 활용해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벽면 고정형 장치는 설치 전 벽체의 하중 견딤 정도를 반드시 확인하여 추락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안전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벽면형 캣워크와 윈도우 퍼치는 단순한 가구가 아니라 실내 반려묘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필수적인 환경 요소다. 보호자는 인테리어의 심미성보다는 고양이의 행동 특성과 신체 구조에 최적화된 동선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입체적인 환경 풍부화가 이루어진 공간에서 고양이는 비로소 실내를 자신의 안전한 영토로 인식하며 이는 공격성 완화와 유대감 강화라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반려묘의 본능적 요구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여 충족시키는 노력은 고양이의 수명을 연장하고 건강한 노년을 보장하는 가장 가치 있는 투자다. 실내 환경의 작은 변화가 고양이에게는 거대한 생태계의 복원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