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핑크스 고양이는 독특한 외모 덕분에 “털이 없으니 청소도 쉽고 알레르기 걱정도 없겠지”라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 하지만 실제로 스핑크스를 키워본 보호자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털은 없지만, 관리가 훨씬 더 까다롭다. 그리고 피부뿐 아니라 건강관리에서도 일반 고양이와는 다른 부분이 많다.
우선 피부. 스핑크스는 피지샘이 발달해 유분이 많고, 그 유분은 털에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피부에 그대로 남는다. 그 결과, 바닥이나 소파, 담요 등에 쉽게 기름 자국이 남고, 피부 트러블도 생기기 쉽다. 때문에 2주에 한 번 정도의 정기적인 목욕이 필수이고, 부드러운 전용 샴푸와 따뜻한 물을 사용해야 한다. 귀도 피지와 이물질이 빠르게 쌓이므로 주 1회 이상 청소가 필요하다.
피부 보호를 위해선 실내 생활이 기본이며, 햇볕이 강한 날에는 피부 화상 방지를 위한 차단이 필요하다. 반대로 추위에도 약해 겨울에는 전용 의류나 따뜻한 담요를 준비해야 한다. 체온 유지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실내 온도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스핑크스는 심장 질환에 대한 유전적 소인이 있는 품종이다. 특히 비대성 심근증(HCM, hypertrophic cardiomyopathy)에 걸릴 가능성이 다른 품종보다 높다. 이는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보호자가 눈치채기 어렵다. 그래서 정기적인 심장 초음파 검진이 권장된다.
눈도 일반 고양이보다 눈곱이 자주 생긴다. 눈 주위에 털이 없어 분비물이 쉽게 보이고, 눈물로 인한 자극이 피부에 남을 수 있기 때문에, 눈 주변을 닦아주는 관리도 필요하다. 또한 피부가 약해 긁히거나 상처가 생겼을 때 감염 위험이 높아, 위생 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이처럼 스핑크스는 외모만 보고 ‘키우기 쉬운 고양이’라고 판단하기엔 오산이다. 오히려 꾸준한 관리와 관심이 필요한, 손이 많이 가는 반려묘다. 그러나 애정 표현이 풍부하고 사람 품을 좋아하는 성격 덕분에, 보호자에게는 특별한 교감을 안겨주는 존재가 된다. 준비된 보호자라면, 이 특별한 고양이와의 일상은 그만큼 깊고 따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