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공원을 걷다 보면 울타리 안에서 강아지들이 신나게 뛰노는 공간을 자주 볼 수 있다.
바로 ‘도그파크(Dog Park)’다.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가봤을 이 공간은 단순히 반려견이 노는 곳 그 이상이다. 어떻게 이런 문화가 생겨났고, 왜 이렇게 인기를 끌고 있을까?
도그파크의 개념은 1979년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시작된 ‘오프리시 공원’에서 비롯됐다.
당시 주민들은 개를 마음껏 뛰놀게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자발적으로 울타리를 설치하고 안전 규칙을 만들었다. 이후 이 아이디어는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고, 현재는 거의 모든 대도시와 교외 지역에 도그파크가 조성돼 있다.
도그파크는 단순한 놀이 공간이 아니다.
첫째, 강아지에게는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중요한 환경이다. 다양한 크기, 성격의 강아지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공격성이나 불안감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둘째, 보호자에게도 교류의 장이 된다. 처음 보는 사람과도 강아지를 매개로 쉽게 대화를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는다.
이런 이유로 도그파크는 미국 사회에서 하나의 ‘지역 커뮤니티 허브’ 역할을 한다.
강아지와 함께하는 생활이 일상화된 미국에서는, 아파트 단지나 동네 커뮤니티 개발 시 도그파크가 중요한 인프라로 여겨질 정도다. 일부 지역에서는 강아지 생일파티나 구조견 입양 이벤트도 이곳에서 열린다.
무엇보다 도그파크의 존재는 ‘반려견도 가족’이라는 인식의 반영이다. 사람처럼 강아지도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친구를 사귀며, 활력을 얻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도그파크는 미국 사회의 반려문화 성숙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