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보호자라면 한 번쯤은 고양이의 ‘앞발 툭 치기’를 경험해봤을 것이다. 일명 ‘냥펀치’라 불리는 이 행동은 장난처럼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갑작스러워 놀라게 만든다. 이 행동은 단순한 공격이 아니라 고양이의 감정 표현 수단 중 하나다. 상황과 표정을 함께 살피면, 냥펀치가 의미하는 바를 보다 정확히 알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는 앞발을 통해 낯선 물체나 대상의 반응을 확인하려는 경향이 있다. 2017년 영국 브리스톨대학교의 동물행동학 연구에서는, 고양이가 새로운 대상과 접촉할 때 앞발을 먼저 사용하는 비율이 높았다고 보고했다. 즉, 냥펀치는 일종의 ‘탐색 동작’일 수 있으며 반드시 공격적인 의미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고양이가 귀를 뒤로 젖히고 눈을 가늘게 뜬 채 냥펀치를 날린다면, 이는 불쾌하거나 방어적인 상태를 뜻한다. 반대로 귀가 앞으로 향하고 동공이 동그랗게 확장되어 있으며 몸 전체가 이완돼 있다면 장난이나 관심 유도의 가능성이 높다. 같은 행동이라도 표정과 자세에 따라 의미는 완전히 달라진다.
놀다가 갑자기 냥펀치가 거칠어지는 경우는 흔하다. 특히 사냥 본능이 자극될 때 장난은 공격적인 놀이로 변할 수 있다. 이럴 땐 잠시 놀이를 중단하고 고양이가 진정할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보호자의 손을 직접 장난감으로 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손에 대한 인식이 장난감으로 고착되면 문제 행동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을 때 보호자를 가볍게 툭 치며 주의를 끌기도 한다. 간식, 놀이, 문 열어달라는 신호 등 다양한 욕구가 숨어 있을 수 있다. 이처럼 냥펀치는 고양이만의 ‘손짓 대화’로도 볼 수 있다. 반복적으로 같은 상황에서 냥펀치를 한다면, 그 행동의 의도를 파악하고 적절히 반응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양이의 냥펀치는 단순히 화났다는 뜻이 아니다. 탐색, 놀이, 관심 표현, 방어 등 다양한 감정이 담겨 있는 복합적인 행동이다. 보호자는 고양이의 전체적인 몸짓과 상황을 함께 관찰하며 그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냥펀치도 고양이의 언어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