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키우다 보면 냉장고, 책장, 옷장 위는 물론 커튼봉까지 정복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초보 보호자라면 “왜 이렇게 천장 근처까지 올라가지?” 하고 당황하기 쉽다. 하지만 이는 고양이의 본능적인 행동이다. 야생에서 고양이는 높은 곳에 올라가 주변을 살피고,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즉, 수직 공간 확보는 고양이에게 생존과 안정의 문제인 셈이다.
고양이는 호기심이 많고,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며, 환경을 관찰하는 동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억지로 내려오게 하거나 혼낸다고 해서 행동이 바뀌지는 않는다. 오히려 스트레스만 유발할 수 있다. 중요한 건, 고양이의 수직 행동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고 허용된 공간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고양이를 실내에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선 수직 활동 공간을 확보해줘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캣타워다. 공간이 좁다면 벽에 설치하는 캣워크, 창가에 설치하는 햇빛 쉼터형 캣선반도 좋은 대안이다. 고양이는 햇살 좋은 곳에서 바깥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므로, 창가 근처 안전한 고지대는 이상적인 휴식 공간이 된다.
냉장고 위, 가스레인지 근처, 전자레인지 위 등은 고양이가 올라가면 위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런 곳은 미끄럽게 만들어 고양이가 흥미를 잃도록 하거나, 접근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또한 고양이가 자주 올라가는 가구 위는 낙하 위험이 없는지, 날카로운 물건이 없는지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
고양이는 ‘평면’이 아닌 ‘입체’를 살아가는 동물이다. 강아지처럼 바닥 위만 걷는다고 기대하면, 고양이도 사람도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고양이의 본능을 존중하고, 인간 공간과 조화롭게 나눌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 진짜 ‘고양이답게 키우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