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레이스, 이상 행동이 아니다

고양이를 처음 키우는 사람들이 가장 당황하는 순간 중 하나가 바로 밤이다. 불을 끄고 조용히 쉬려는 순간, 고양이는 거실을 질주하고 소파를 뛰어넘으며 ‘우다다’를 시작한다. 이 행동은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고양이 본연의 야행성 습성 때문이다. 야생에서 고양이는 해질 무렵과 새벽에 가장 활발하게 사냥을 해왔으며, 이 리듬은 실내에서 살아가는 고양이에게도 그대로 남아 있다.

낮엔 조용, 밤엔 날쌘 고양이의 자연스러운 리듬

고양이는 완전한 야행성은 아니지만, 황혼과 새벽 무렵에 활동량이 높아지는 여명성 동물(crepuscular animal)이다. 낮 동안 대부분 잠을 자고, 어두워질 무렵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패턴은 자연스러운 생리 리듬이다. 고양이를 낮에 잠만 자는 동물로 착각해 밤에 활발히 움직이는 것을 ‘이상 행동’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오히려 이게 본모습에 가깝다.

보호자가 할 수 있는 대처법은?

밤마다 이어지는 우다다가 힘들다면, 낮 시간대에 고양이와 더 많이 놀아주는 것이 핵심이다. 장난감으로 사냥 놀이를 해주거나, 창밖 풍경을 볼 수 있는 창가 공간을 마련해주면 활동량을 낮에 유도할 수 있다. 특히 자기 전 30분 정도 집중적으로 놀아주고, 소량의 간식을 주면 고양이는 숙면을 취하게 된다. 또한 사료를 자동 급식기로 나눠주는 것도 야간 집중 행동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야행성이라는 이유로 혼내면 안 된다

밤에 고양이를 억지로 가두거나 혼내는 것은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고양이는 규칙적인 생활보다는 자신의 리듬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선호하므로, 이를 억제하려 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조절하고 유도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고양이의 본성을 이해하면 밤도 평화롭다

고양이는 조용한 동물이지만, 밤이 되면 야생의 본능이 살아난다. 이 본성을 억누르려 하기보다, 생활 환경과 놀이를 통해 조절하면 고양이도 보호자도 더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다. 고양이와의 공존은, 서로의 리듬을 이해하고 맞춰가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