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05, 2025
전통적인 사이버 보안은 침해가 발생한 뒤에야 경보를 울리고 사태를 수습하는 ‘수동적 방어’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보안팀은 공격이 성공한 후에야 알람을 확인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언제나 공격자에게 한발 뒤처질 수밖에 없는 명백한 한계를 가집니다.
만약 침해가 발생하기 전에 위협의 징후를 미리 포착하고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예측 보안’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을 활용해 평소의 데이터 접근 패턴을 분석하고, 미세한 이상 징후를 발견하여 위험이 커지기 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사후 대응을 넘어선 선제적인 보호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오늘날 기업 데이터는 온프레미스 서버를 넘어 수많은 SaaS 애플리케이션과 여러 클라우드에 걸쳐 방대하게 존재합니다. 기존의 SIEM(보안 정보 및 이벤트 관리)이나 로그 관리 도구는 이미 발생한 사건을 기록하고 되돌아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미래의 공격을 예측하는 데는 역부족입니다. 실제로 IBM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이 침해 사고로 인해 지불하는 평균 비용은 440만 달러를 넘어서며, 위협을 탐지하고 대응하는 데 수개월이 걸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예측 보안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듭니다. 시스템이 과거 데이터 접근 패턴을 학습하여 정상 범위를 정의하고, 이를 벗어나는 행동을 즉시 식별하여 잠재적 위험을 우선순위에 따라 분류합니다. 덕분에 보안팀은 경보의 홍수 속에서 헤매는 대신, 실제 위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위험 요소부터 사전에 통제하여 침해 가능성을 대폭 낮출 수 있습니다.
최근 시장에 등장하는 새로운 보안 플랫폼들은 이러한 비전을 현실로 만들고 있습니다. 일례로, 1,100만 달러의 시드 투자를 유치한 ‘레이 시큐리티(Ray Security)’는 AI 기반 예측 데이터 보안 플랫폼을 표방합니다. 이 플랫폼은 과거 사용 기록을 바탕으로 미래에 누가 어떤 데이터에 접근할지 예측하고, 그에 맞춰 보호 조치를 자동으로 적용합니다. 벤처 투자자들 역시 “이제 데이터 보안이 수동적 방어에서 지능적 예방으로 전환될 때”라고 입을 모읍니다.
클라우드 도입 확대, 원격 근무 증가, AI가 생성한 코드 사용 등으로 IT 환경의 복잡성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공격자들은 잘못된 설정, 관리되지 않는 SaaS 계정(Shadow IT), 외부에 노출된 API 등의 허점을 파고들며 언제나 방어자보다 한발 앞서 움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후 대응만으로는 더 이상 기업을 지킬 수 없습니다. 선제적 예측은 한정된 보안 예산과 인력을 가장 위험도가 높은 위협에 집중시켜,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도록 돕는 핵심 전략입니다.
또한, ‘경보 과부하’는 많은 보안팀이 겪는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수많은 경고 중 실제 위협은 극소수에 불과해, 진짜 위협을 놓치게 만들고 막대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게 합니다. 예측 보안은 사전에 불필요한 데이터를 잠그거나 접근을 제어하고, 진짜 이상 징후만을 선별하여 경고함으로써 보안 분석가들이 더 가치 있는 분석과 조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지난 수십 년간 보안 업계는 “사고가 터지기 전에(Left of Boom) 개입하겠다”는 목표를 외쳐왔습니다. AI 기반 예측 보안 기술은 바로 그 오랜 숙원을 현실로 만들어 줄 강력한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사이버 보안은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정확하게 미래의 위협을 예측하고 먼저 움직이는가’에 의해 성패가 갈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