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모기지란 대체로 15만 달러 이하의 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을 말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금액대의 대출은 승인되기 가장 어렵다. Pew Research Center의 분석에 따르면, 소액 모기지 신청자는 동일한 신용점수를 가진 중·고가 주택 구매자보다 승인 확률이 현저히 낮다. 이 현상은 단순한 개인 신용 문제가 아니라, 금융기관의 수익 구조와 대출 심사 시스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소액 대출이 불리한 이유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금액이 작을수록 수익률이 떨어진다. 대출 심사, 행정 처리, 서류 비용 등 고정비용은 대출 금액과 관계없이 비슷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10만 달러 대출과 50만 달러 대출의 관리비용이 비슷하다면, 후자가 훨씬 수익성이 높다. 이런 구조 때문에 금융기관은 자연스럽게 소액 모기지보다는 고액 대출을 선호하게 된다.
또 다른 이유는 대출 심사에서 사용하는 자동화 알고리즘의 한계다. 현재 대부분의 금융기관은 자동화된 심사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이 모델은 주로 대도시나 중산층 이상 주택 데이터를 기준으로 학습되어 있다. 저가 주택이 집중된 지역의 데이터는 충분하지 않아, 모델이 해당 지역 대출을 ‘리스크가 높은 거래’로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저소득층이나 농촌 지역의 대출 신청자들이 불이익을 받는다.
금융 포용성의 문제
소액 모기지 승인률이 낮다는 것은 주택 소유 기회의 불균형으로 이어진다. 특히 인종별·소득별 격차가 심화되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Urban Institute의 보고서에 따르면, 흑인과 히스패닉 신청자가 많은 지역에서 소액 모기지 거절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금융 접근성의 불평등 문제로 해석된다.
정책적 개선 가능성도 논의되고 있다. 일부 주에서는 지방은행과 신용조합을 중심으로 소액 대출 전용 상품을 도입하고, 정부 보증 프로그램을 결합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또한 금융기관이 대출 심사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높이고, 저가 주택 거래 데이터셋을 확대하는 움직임도 확산 중이다.
미국의 주택 시장에서 소액 모기지는 단순히 ‘작은 대출’이 아니라, 주택 소유의 문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금융시스템이 이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하지 않는다면, 주택 소유의 불평등은 앞으로도 계속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