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 매매 계약이 성사되고 클로징 날짜가 잡히면 많은 구매자가 설레는 마음으로 새집에 들여놓을 가구와 가전제품을 쇼핑하기 시작한다.

특히 대형 가구점이나 가전 매장에서 제공하는 무이자 할부 혜택은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모기지 전문가들은 대출 서류에 최종 서명을 하고 열쇠를 받기 전까지는 절대로 새로운 신용카드를 발급받거나 큰 금액의 할부 결제를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이는 단순히 지출이 늘어나는 문제가 아니라 대출 기관이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부채 대비 소득 비율을 완전히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출 심사관은 클로징 며칠 전이나 심지어 당일에도 차입자의 신용 보고서를 다시 한번 조회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때 갑자기 수천 달러의 가구 할부 부채가 새로 발견되면 사전에 승인되었던 부채 비율 마지노선을 넘어서게 되어 대출 승인이 전격 취소될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차입자가 주택 대출금 외에 추가적인 월별 부채 상환 의무가 생겼다고 판단하여 상환 능력을 의심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가구점에서 신용 조회를 한 번 하는 것만으로도 신용 점수가 몇 점 하락할 수 있는데 이 미세한 점수 차이가 이자율 등급을 바꿔버리거나 대출 자격 자체를 박탈할 수도 있다.

따라서 주택 구매 절차가 완전히 마무리되어 클로징 서류에 서명하고 집 열쇠를 손에 쥐기 전까지는 모든 신규 소비를 현재 보유한 현금 내에서 해결하거나 아예 뒤로 미루는 것이 현명하다.

아무리 매력적인 무이자 혜택이라 할지라도 내 집 마련이라는 일생일대의 거래를 망칠 위험을 감수할 가치는 없다. 새집에 어울리는 인테리어를 완성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금융 기관의 시각에서는 클로징 전의 모든 사소한 재정 변화가 거대한 적신호로 보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