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냉방비는 미국 가계의 부담 중 하나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전기요금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에너지 효율이 낮은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 효율이 높은 주택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으며, 주택 구입 시 정부에서 제공하는 융자 혜택까지 활용하면 장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대표적인 제도가 ‘에너지 효율 모기지(Energy Efficient Mortgage, EEM)’다. 이는 미국 연방주택청(FHA), 재향군인부(VA), 그리고 일부 Conventional Loan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주택 구입 시 에너지 절감 설비를 설치하거나 기존 주택을 고효율로 개조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대출에 포함시킬 수 있게 해준다. 즉, 일반적인 융자 금액 외에 고효율 HVAC 시스템, 이중창, 단열재, 태양광 설비 등의 개선 비용까지 함께 융자받는 것이 가능하다.
EEM은 기존의 융자 자격 요건과 동일하지만, 추가로 주택의 에너지 효율 향상을 입증할 수 있는 ‘에너지 평가서(Energy Report)’가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HERS(Homes Energy Rating System) 점수 또는 RESNET 인증을 기준으로 삼으며, 인증된 평가사가 작성한 보고서를 대출기관에 제출해야 한다. 이 보고서는 향후 에너지 절감 효과와 예상 비용 절감을 수치로 제시해주며, 그에 따라 추가 융자 금액이 결정된다.
예를 들어, 기존 단독주택을 FHA EEM으로 구입할 경우, 주택 감정가의 최대 5%까지 에너지 개선비용으로 추가 융자 가능하다. 금액으로는 최대 $8,000까지 가능하며, 이는 고효율 시스템 교체에 현실적으로 유용한 수준이다. 이때 추가된 금액은 기존 모기지에 통합되어 상환되므로 별도의 대출을 따로 받을 필요가 없다.
에너지 효율 모기지를 이용하면 단순히 환경 보호뿐 아니라, 매달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유틸리티 요금을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인 선택이 된다. 예를 들어, 고효율 창문과 냉난방 시스템을 갖춘 주택은 연간 전기요금이 평균 20% 이상 절감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외에도 일부 주정부나 전력회사는 고효율 주택 구매자에게 세금 공제나 리베이트를 제공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워싱턴주 일부 지역에서는 스마트 온도조절기, 태양광 설치, 절전형 냉난방기 구매 시 리베이트를 받을 수 있다. 해당 혜택은 주택 구매 전 지역 프로그램을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여름철 냉방비에 지친 소비자라면 단순히 주택 가격과 대출 금리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에너지 절감 효과와 이를 지원하는 융자 옵션까지 함께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에너지 효율 주택은 초기 비용이 다소 높을 수 있지만, EEM과 같은 정부 지원 융자를 적극 활용하면 부담을 줄이면서도 경제적이고 지속 가능한 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