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교 Dec 01, 2025
미국 대학들이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비스 전반을 재편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불안, 우울, 외로움이 크게 늘면서 대학들은 상담 인력 확충과 24시간 원격 프로그램 도입 등 전면적 대응에 나섰다. 건강보다 성적이 우선이던 과거와 달리, 이제 대학의 핵심 과제가 학생의 심리적 안정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 전역 500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2025년 Healthy Minds Study에 따르면, 대학생의 43%가 우울 증상을, 37%가 불안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는 5년 전보다 10% 이상 높은 수치다. 동시에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한 학생 비율도 34%로 상승했으며, 상담을 받은 학생의 절반은 원격 화상상담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대학들은 전통적인 상담센터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원격과 대면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케어’를 표준화하고 있다. 텍사스주립대는 민간 원격의료 기업과 협력해 야간과 주말에도 상담을 제공하고 있으며, 미시간대는 동료학생이 지원하는 ‘피어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초기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서비스는 접근성을 높여 조기 개입을 가능하게 했다.
정신건강 위기는 학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연구에 따르면 우울 증상이 있는 학생은 학기 중 휴학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세 배 높았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교수진에게 정신건강 인식 교육을 실시하고, 강의 내 출석·성적 평가 기준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추세다. 일부 캠퍼스는 시험 기간 중 상담센터의 운영시간을 늘리고, ‘멘탈 리프레시 데이(Mental Refresh Day)’를 도입해 학업 부담을 줄이고 있다.
정책적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 보건복지부는 대학 내 정신건강 프로그램에 연방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각 주 정부는 학생 상담사 채용을 위한 예산을 증액했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다. 상담 인력 부족, 보험 적용의 제한, 국제학생과 소수인종 학생들의 낮은 서비스 접근성이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대학의 정신건강 정책이 단기적 복지 차원을 넘어, 학업 지속과 사회 진입을 위한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심리적 회복력은 학업 성취력과 직결되며, 건강한 캠퍼스 환경이 대학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제 대학의 성패는 성적이 아니라, 학생이 얼마나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