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교 Nov 21, 2025
미국 대학들이 국제학생 유치 경쟁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팬데믹 이후 감소했던 유학생 수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각국 대학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영국과 캐나다, 호주가 유연한 비자 제도와 졸업 후 취업 비율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가운데, 미국 대학들은 비자 발급부터 취업까지 이어지는 통합 지원 체계를 강화하며 반격에 나서고 있다.
국제교육연구소(IIE)가 발표한 2024년 ‘Open Doors Report’에 따르면, 2023~2024학년도 미국 내 국제학생 수는 약 110만 명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STEM 전공 대학원 과정과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 참여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여전히 복잡한 비자 절차와 생활비 부담은 미국 유학의 가장 큰 진입 장벽으로 꼽힌다.
이에 대응해 대학들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애리조나주립대(ASU)는 국제학생 비자 상담 전담 부서를 신설해 입학 허가 직후부터 F-1 비자 발급 절차를 지원한다. 노스이스턴대는 학생의 취업비자(OPT) 신청을 학교 경력개발센터에서 직접 관리하며, 기업 인턴십 연결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일부 주립대는 국제학생을 위한 기숙사·보험 할인 혜택, 지역 정착 지원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정책 측면에서도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2025년 미 국토안보부(USCIS)는 STEM 전공자를 중심으로 OPT 연장 신청 기간을 간소화하고, 취업비자(H-1B) 절차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대학은 연방정부와 협약을 맺고 유학생 취업 후 체류 연장 프로그램을 실험적으로 운영 중이다. 이는 유학생이 졸업 후 미국 내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유학생 유치가 단순한 등록률 경쟁이 아니라, 대학의 국제적 위상과 재정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말한다. 유학생은 학비 수입뿐 아니라 연구실과 지역 경제의 중요한 인적 자원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국제학생이 기여하는 미국 경제 규모는 연간 약 4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경쟁국들이 이민 친화 정책으로 유학생을 유치하는 가운데, 미국 대학이 다시 선택받기 위해서는 비자 행정의 간소화와 교육·취업 연계의 명확성이 필수적이다. 유학생에게 ‘공부 이후의 길’을 보여주는 대학이, 앞으로의 유학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