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부 대학이 기숙사에 반려동물을 허용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대학 생활 중 겪는 스트레스와 외로움을 줄이고,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기 위한 실험적 정책이다. Eckerd College, MIT, 스티븐스 공과대학 등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학생이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기숙사에 데려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금지되었던 규정을 완화한 이유는 학생 복지 차원에서 긍정적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학 측은 반려동물이 학생들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반려동물과 교감하는 시간이 불안을 낮추고 사회적 유대감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반려동물 동반 기숙사를 운영하는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더 쉽게 적응하고, 향수병이나 고립감을 덜 느낀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집을 떠나 처음 독립 생활을 시작하는 신입생들에게는 큰 위로가 된다는 평가다.

물론 조건 없는 허용은 아니다. 대학들은 위생과 안전 문제를 고려해 세부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등록된 반려동물만 기숙사에 머물 수 있으며, 예방 접종과 건강 검진이 필수다. 또한 크기와 종에 제한을 두거나, 지정된 생활 구역에서만 동반을 허용하는 등 규율을 통해 학생 간 갈등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 기숙사 직원과 룸메이트 동의 절차도 포함되어 있어, 공동 생활의 조화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반려동물 허용 기숙사는 대학의 복지와 경쟁력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대학 선택에서 캠퍼스 생활 환경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면서, 반려동물 친화적 정책은 새로운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다. 이미 일부 대학은 이 정책을 홍보 자료에 적극 활용하며 지원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학생들의 만족도와 정착률이 높아질 경우, 다른 대학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반려동물을 돌보는 책임은 학생 본인에게 있다. 수업과 과제, 동아리 활동으로 바쁜 대학 생활 속에서 반려동물을 충분히 돌보지 못하면 오히려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또한 알레르기나 소음 문제로 불편을 호소하는 학생도 있을 수 있어, 제도의 정착에는 지속적인 관리와 개선이 필요하다.

반려동물 허용 기숙사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학생 복지를 위해 대학이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캠퍼스를 단순한 학업 공간을 넘어 삶의 질을 고려하는 공동체로 만들려는 노력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향후 이 제도가 안정적으로 자리잡는다면, 대학 생활의 모습이 지금보다 한층 더 다양하고 인간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