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교 Oct 08, 2025
미국 대학들이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 성과를 평가하는 국제 순위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Times Higher Education Impact Rankings 2025에 따르면, 미국 대학들은 연구력과 재정 규모에 비해 SDGs 달성 기여도에서 글로벌 평균을 밑도는 성적을 기록했다. 이는 세계 고등교육계에서 미국 대학의 지속 가능성 전략이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순위는 기후 변화 대응, 성평등, 빈곤 완화, 양질의 교육 보장 등 총 17개 SDGs 항목을 기준으로 대학의 연구·운영·지역사회 기여를 평가한다. 미국 대학들은 일부 분야, 특히 연구 논문 생산과 혁신 역량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었지만, 환경 지속 가능성, 지역사회 협력, 사회적 포용성과 같은 지표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대규모 연구 자원과 인프라를 갖춘 미국 대학들이 국제적으로 기대되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탄소 배출 감축과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에서 북유럽과 호주 대학들이 두각을 나타낸 반면, 많은 미국 대학은 여전히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았다. 또한 지역사회 연계 프로젝트와 교육 접근성 확대 정책에서도 상대적 약세를 보였다. 특히 학비 부담이 큰 구조적 요인은 ‘양질의 교육 보장’ 항목에서 미국 대학들의 점수를 떨어뜨린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학들이 국제 경쟁에서 뒤처진 원인을 구조적 문제로 본다. 등록금 중심의 재정 구조와 높은 생활비가 교육 접근성을 제한하고, 기후 대응이나 사회적 포용과 같은 영역에 대한 투자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반면 해외 대학들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저렴한 학비와 적극적인 지속 가능성 전략을 병행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 대학이 모든 영역에서 뒤처진 것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연구 성과와 혁신적 스타트업 배출 능력은 여전히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국제 사회가 요구하는 ‘지속 가능성’ 지표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연구 성과 중심의 기존 평가 구조에서 벗어나 포용성과 사회적 책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순위는 미국 대학들에게 경고의 의미를 던진다. 세계적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학문적 성과만이 아니라, 기후 변화 대응과 사회적 평등 같은 글로벌 의제에도 적극적으로 기여해야 한다. 대학의 역할이 지식 생산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 가능한 사회 구축의 주체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대학의 과제가 분명해지고 있다.